자연분만만 생각하고 막달까지 브이로그를 열심히 찾아보며 호흡법을 연습했던 나. 예정일을 2주 남짓 남겨두고 내진을 했는데 의사 선생님 얼굴이 어두웠다. 산모 골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좁은 축에 속한단다. 게다가 아기의 심박수도 흐름이 좋지 않다고. 태동은 확실히 전에 비해 감소하긴 했지만 막달이라 아기가 커져서 으레 그렇다고 생각했다. 낮에는 활발히 놀지 않아도 밤에는 뱃속에서 뛰어다니던 아기였기에 진료를 보기 전까지는 사서 걱정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진을 본 의사 선생님은 제왕절개를 권했다. 자연분만 시 둘다 힘들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기가 나올 때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막달까지 힘든 입덧에도 씩씩함을 잃지 않으려 했던 내 마음이 일순간 무너졌다.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고 싶어 출퇴근길이 고달퍼도 필라테스만큼은 꼬박 나갔었는데...
"자연분만 꼭 해야겠어요?"라고 물어보시는 말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다음 진료까지 일주일만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하고서 뒤로 돌아나오던 그때 마음이 다시 드는 것 같다. 샤워하면서 매일 토하고 역류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이뤄 소파에서 겨우 눈만 붙이던 날들이 떠올랐다. 임신 중에 아기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도 감사했지만 갈수록 더해만가는 임신 증상이 못견디게 힘들었다. 분만 방법도 생각한대로 하지 못한다니 속상한 마음에 눈물만 쏟아졌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제왕절개 후기를 열심히 찾아보며 디데이를 준비했다.
일주일 남은 시간, 캐리어를 열어 출산 가방에 필요한 준비물을 추가로 챙겼다.
조리원에 가서도 잘 쓰고 돌아온 아이템들은 뭐였냐면...
맘스안심팬티 & 입는 오버나이트
오로 때문에 팬티 대신 이걸 입고 생활했다. 작은 가위도 챙기면 갈아입을 때 편하다.
마이비데
무슨 말이 필요. 없으면 힘들다..
스탠리 텀블러
물을 많이 마셔야 순환도 잘되고 화장실도 잘간다. 그래야 체중도 감소하기 시작함. #퀜처 887ml 구매했는데 이것도 무겁긴 하다. 그래도 물 뜨러 자주가는 것보다야 이게 낫고 손잡이도 있어 그나마 덜 무겁다.
프라하우스 손목보호대
나는 출산한 직후부터 손목이 너덜거렸다. 욱신욱신한 손목을 짱짱하게 잡아주어 너무 잘 썼던 아이템.
바디 샤워티슈
병실에 있을때 씻지 못하니 이걸 들고 들어가서 온몸을 닦았다. 한결 개운하다. 쿠팡에서 구매했음.
란시노 수유패드
다른 것도 써봤지만 이 브랜드 패드가 제일 보들보들함.
풀리오 다리 마사지기
병실에서부터 조리원 나올 때까지 하루에 한 번 꼭 #풀리오 했다. 마사지와 병행할 때 시너지를 발휘한다.
가디건과 스카프
병실 밖을 나가 걷거나 신생아실 면회갈 때 필수. 체온 조절하기 좋았다. 스카프 가져간게 신의 한 수.
양말 다섯켤레
조리원에서 매일 빨래를 해주니 다섯켤레 정도면 충분.
소휘 스테디부스터 펌킨샷
붓기 빼기 위해 따뜻한 물에 타서 매일 마셨다.
일리 디카페인 가루커피
하루에 한 잔 커피 못 마시면 죽는 병... 디카페인이지만 맛도 있다.
바디오일
임신 중 쓰던 버츠비 오일을 가져가서 다리 마사지할 때 썼다.
라놀린 크림
모유수유하면 유두가 그렇게 아리고 아프다. 수유 끝나면 꼭꼭 발라줬다. 온몸에 수분이 다 뺏겨서 일까. 손발은 바디로션으로도 안되더라. 거칠어진 곳에 마구마구 발라주기. 쿠팡에서 란시노 제품으로 구매했다.
립밤
제일 건조했던 곳이 바로 입술. 자(jar) 용기에 든 토리든 립밤을 듬뿍듬뿍 발랐다. 꾸덕한 느낌이 싫다면 시슬리 립밤도 추천.
베개 커버
아무리 세탁 깨끗이해도 내꺼 배고 자야 마음이 놓이기에.
라벤더 스프레이
매일 환기 시키고 이불이나 커튼에 뿌려서 마음의 안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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