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증상을 겪은 것 같은 임신 중 입덧에 대하여… 언젠가는 끝날 거란 말도 들었지만, 어떤 날은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주차별로 기록해 둔 내 입덧의 순간들. 혹시 누군가 이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남긴다.
이때는 임신 사실을 알기 전이라 기록이 없다. 그냥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 있었고, 샐러드나 과일 같은 상큼한 게 자꾸 당겼다.
• 7-1
아침부터 너무 피곤하고 기력이 없다.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가 당겨 저녁에는 여의도 진주집. 맛있긴 해도 먹는 게 평소와 같진 않다.
• 7-2
약속이 있어 신사동 와인바. 나는 논알콜 칵테일을 마셨다. 상큼한 것만 당겼는데 마침 과일 샐러드와 바질 레몬 파스타가 있어 오래간만에 너무 맛있게 먹었다. 미쳤다 여기.
• 7-3
출근 준비하고 집을 나서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입에서 신맛이 났다. 순간 구역질이 나고 뭔가 올라왔는데 애써 참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더니 괜찮아져서 다시 출근..
• 7-5
살이 빠졌다. 점심에 고기가 든 면요리를 먹으러 갔는데 안 먹혀서 거의 남겼다. 남편이 잘라준 수박이라도 들고 왔으니 이거라도 먹어야지.
• 7-6
아버님 생신 겸 찾아간 갈빗집에서 시댁에 임밍아웃. 어머님은 박수를 치시고 아버님은 우셨다. 한우도 맛있지만 물냉면이 더 당겨… 집으로 돌아와서는 잠만 잔다. 겨울잠 자는 곰처럼.
• 8-1
외근인데 컨디션이 너무 바닥이다. 소파에 누워서 일한다. 샌드위치 하나 겨우 먹고 버티는 중.
• 8-2
갈증 미쳤다..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다. 입술도 다 텄다. 아가야 집 짓는데 물 많이 필요하니?ㅎㅎㅎㅎㅎ
• 9-1
더부룩함과 속 쓰림이 번갈아가며 몰려왔다.
목 아래 무언가 걸린 것 같은 답답함… 몸도 천근만근이다. 입덧이란 게 뭔지 감이 오기 시작한 시점. 입덧약을 먹었는데 효과는 아직 모르겠다.
• 9-2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오늘은 괜찮다’는 감각.
입덧 없는 하루, 그 귀한 날에 등촌샤브까지 클리어.
• 9-3
오빠가 전자레인지에 돌린 훈제오리 냄새에 멘붕.
작은 미니햄버거 하나, 체리 몇 알로 하루 마무리.
• 9-4
먹덧의 서막? 울렁이는 속을 수박 한 조각이 살려냈다. 갑자기 몰려오는 허기 탓에 샌드위치 반개를 허겁지겁 먹는 나 자신이 생소하다.
• 10-1
설사도 한다. 진짜 임신의 증상은 가지가지구나. 저녁으로 떡볶이. 평소 좋아하는 메뉴인데 안 들어간다. 밤 9시부터 미친 듯한 피곤함이 몰려온다. 입덧 외에도 체력 소모가 시작된 느낌.
• 10-2
좋은 사람과의 시간은 입덧도 잠시 멈추게 한다.
아끼는 후배와 점심, 외근 가는 길의 맑은 하늘에 감탄사가 나왔다. 유독 마음이 편안했던 날.
• 10-6
저녁 되니 또 가슴이 답답. 속 쓰림. 밤이 되면 알림처럼 심해지는 비염. 재채기 계속하고… 숨 막혀서 못 자겠다 ㅠㅠ
• 11-5
임신한 친구가 몸이 안 좋아 약속 취소되고 다시 집으로 와서 쉬기로. 친구랑 나눠먹으려 동네 빵집에서 샀던 무화과 깜빠뉴 앉은자리에서 다 먹어버렸더니 ㅜㅜ 속 쓰림 무엇………
• 13-7
엄마아빠 오셔서 갈비 먹으러. 맛있다 양념갈비! 집으로 돌아와 엄마가 반찬 해주는데 졸음이 쏟아진다.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떡볶이맛 어묵볶음에 새우볶음, 고구마줄기볶음, 꽈리고추멸치볶음까지 엄마 목에 맺히는 땀방울이 안쓰러웠다. 아가야, 우리 엄마 너무 좋지~ 태어나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 나도 우리 엄마 같은 그런 엄마가 되어줄게 🩵
• 14-3
아랫배가 단단해졌다. 꼬리뼈.. 똥꼬..? =_= 갑자기 찌르듯이 아픈 이 증상 뭘까. 엉덩이가 아작 나는 듯.. 지하철에 오래 앉아가는 게 힘들어졌다 ㅠㅠ
• 14-5
제주로 짧은 1박 2일 여행. 엄마 콧바람 쐬라고 입덧 증상 사라지게 해 준 거니? 고마워 아가야 보고 싶다!
• 14-7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잘 못 잔 건지 등이 결려서 너무 힘들다. 집에 돌아오니 다시 소화가 안 되고..🥲 소양증 시작인가 두드러기가 이곳저곳에서.. 잠깐이라도 긁으면 바로 부어올라서 참아야 함. 제주 가기 전에 하나 올라왔는데 다른 팔목에 두 개 더. 가슴 부근에도 하나. 번지지 않았으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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